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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아내가 행상 남편에 보내는 글 (감동실화)

自由人 2016. 9. 28. 07:02


Whispering Hope (희망의 속삭임) - Phil Coulter



휠체어 아내가 행상 남편에 보내는 글 (감동실화)


저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서른아홉살 주부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저의 다리가 되어주는
고마운 남편에게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저는 한살 때 열병으로 소아마비를 앓은후 장애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기에
멋진 글귀로 글을 쓰지는 못합니다.

제가 남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방송을 통해서입니다.

지난 1983년 우연히 라디오의 장애인 프로그램을 통해
문밖출입을 못하며 살고 있는 저의 사연이 나갔습니다.

그 당시 제주도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던 지금의 남편이
제 이야기를 듣다가 들고 있던 펜으로 무심코 저의 주소를
적었답니다.

남편은 그 다음날 바로 저에게 편지를 했지만
저는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글을 잘 몰랐던 탓도 있었지만
남자를 사귄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남편은
답장도 없는 편지를 1년 가까이 1주일에 한번씩 계속 보내왔고,
저는 여전히 답장 한통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주소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그 먼
곳에서 서울 금호동의 저희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장애자인 제 사정상 반길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먼 곳에서 저를 찾아온 사람이기에
손수 정성껏 식사 대접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만나고 제주도로
돌아간 남편은 그날부터 1주일에 한통씩 보내던 편지를
매일 일기처럼 적어 보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포가 하나 왔는데
종이학 1,000마리를 접어 걷지도 못하는 저에게
1,000개의 날개를 달아
이세상 어디든 날아다닐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보내온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에
남편의 청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결국 직장을 포기하면서 저를 보기 위해
서울로 이사를 왔고,
3년에걸친 청혼 끝에 저는 남편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 했습니다.
85년 7월17일, 저희는 마침내 부부가 되었습니다.

-내 삶의 날개가 되어주는 당신께.-

여보, 지금 시간이 새벽 5시30분이네요.
이 시간이면 깨어있는 사람보다 아직 따뜻한 이불
속에서 단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더욱 많을 거예요.

그러나 당신은 이미 집을 나서 살을 에듯 차가운
새벽 공기에 몸을 맡기고 있겠지요.

그리고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드는 당신.
이렇게 열심히 뛰는데도 늘 힘겹기만 한 우리 생활이
당신을 많이 지치게 하고 있네요.

내가 여느 아내들처럼 건장한 여자였다면
당신의 그 힘겨운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질 수 있으련만,
평생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는 그럴 수가 없기에
너무나 안타까워 자꾸 서러워집니다.

자동차에다 건어물을 싣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물건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애쓰는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물 한 방울,
전기 한 등, 10원이라도 아껴쓰는 것이 전부라는 현실이
너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불편한 나의 다리가 되어주고,
두 아이들에게는 나의몫인 엄마의 역할까지 해야 하고,

16년 동안이나 당뇨로 병석에 누워계신
친정어머니까지 모셔야 하는 당신입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데 어머니께 딸인 나보다 더 잘하는
당신이지요.
이런 당신께 자꾸 어리광이 늘어가시는
어머니를 보면 높은 연세 탓이라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 속이 상하고 당신에게 너무 미안해
남 모르게 가슴으로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답니다.

여보,
나는 가끔 깊은 밤 잠에서 깨어 지친 모습으로 깊이 잠들어
있는 당신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생각합니다.

"가엾은 사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한평생 걷지
못하는 아내와 힘겹게 살아야 할까?" 라구요.

그런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서러움이 북받치지만
자고 있는 당신에게 혹 들킬까봐
꾸역꾸역 목구멍이 아프도록 서러움을 삼키곤 합니다.

비를 좋아하는 나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가끔 당신을 따라 나섰지요.

하루종일 빗속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게 되지요.

그런데 며칠 전 초겨울비가 제법 많이 내리던 날,
거리에서 마침 그곳을 지나던 우리 부부나이 정도의 남녀가
우산 하나를 함께 쓰고 가는 모습을 보았어요.

서로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비를 덜 맞게 하려고
우산을 자꾸 밀어내는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당신이 비를 몽땅 맞으며 물건 파는 모습이 나의 눈에
들어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