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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일(김동길)

自由人 2016. 10. 2. 06:31



美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일(김동길)

 

비행기에 올라타서 내 자리를 찾아 짐을 머리 위 짐칸에 올려놓고 앉았습니다.

한참을 날아가야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책을 한 권 갖고오기를 잘 했지. 책 읽다가 한숨 자야겠다.”

혼자서 생각했습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직전, 군인들 여럿이 일렬로 서서 복도를 걸어오더니 내 주위 빈 자리에 모두들 앉았습니다.

군인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어디로들 가시나?”

바로 내 근처에 앉은 군인 한 명에게 물었습니다.

“페타와와란 곳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2주간 특수훈련을 받은 후,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배치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쯤 날았을까.

기내 스피커에서 점심 박스를 하나에 5달러씩에 판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동쪽 해안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기에 시간도 보낼 겸 점심 박스를 하나 사기로 맘먹었습니다.

돈을 꺼내려고 지갑을 찾는데, 근처에 앉아있던 군인 한 명이 친구에게 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점심 박스가 5달러라니 너무 비싸다. 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냥 참고 가야겠다.”

딴 군인들도 동의하면서 점심을 안 사먹겠다고 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군인들중 아무도 점심 박스를 사먹겠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는 비행기 뒤 편으로 걸어가서 승무원 아주머니에게 50달러짜리 돈을 건네주곤

“저기 군인들에게 모두 점심 박스를 하나씩 나눠 주세요.”

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는 내 손을 꼭 감싸 잡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제 아들도 이라크에 가서 싸웠습니다. 손님께서는 내 아들에게 점심을 사주시는 것과 같습니다.”

승무원 아주머니는 점심 박스를 열 개 집어들고 군인들이 앉아있는 쪽으로 가서 점심 박스를 한 개씩 나누어줬습니다.

그리곤 내 자리에 오더니,

“손님은 어떤 걸 드실래요? 쇠고기 아니면 닭고기?”

이 아주머니가 왜 이러시나 의아하면서도 나는 닭고기를 먹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비행기 앞쪽으로 걸어가더니 1등칸에서 나오는 저녁식사 쟁반을 들고 내 자리로 왔습니다.

“이것으로 손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이렇게 점심을 먹고 화장실에 가려고 비행기 뒷쪽으로 걸어 갔습니다.

어떤 남자가 저를 막았습니다.

“좀 전에 하신 일을 보았습니다.

저도 돕고 싶으니 이것을 받으시지요.”

그 사람은 저에게 25달러를 쥐어주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내 자리로 돌아오는데, 機長이 좌석번호를 둘러보면서 복도를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나를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오는데, 기장은 바로 내 자리 앞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기장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님과 악수하고 싶습니다.”

나는 안전벨트를 풀고 일어서서 기장이 내민 손을 잡았습니다.

기장은 큰 목소리로 승객들에게 말했습니다.

“저도 전에는 군인으로 전투기 조종사였습니다. 오래 전 어떤 분이 저에게 점심을 사주셨는데, 그때 고마웠던 기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이구 이를 어쩌나 하면서 쑥스러워하고 있는데 기내 모든 승객들이 박수를 치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더 날아가고 나는 다리를 좀 움직이려고 비행기 앞쪽으로 갔습니다.

앞에서 6번째 줄인가 앉아있던 승객이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더니, 나에게 또 25달러를 건넸습니다.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짐을 꺼내 비행기 문으로 걸어 나가는데 어떤 사람이 암말없이 내 셔츠 주머니에 무언가를 쑤셔놓고 부지런히 걸어가버렸습니다.

이런! 또 25달러네!

비행기에서 내려 터미널에 들어가니까, 아까 그 군인들이 한 곳에 모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걸어가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75달러를 전했습니다.

“당신들 기지까지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이 돈으로 샌드위치나 사먹어요.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을 가호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군인 열 명이, 비행기에 동승했던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느끼며 떠났습니다.

나는 내 자동차로 다가가면서 이 군인들을 위하여 무사히 귀환하라고 빌었습니다.

이 군인들은 나라를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사람들입니다.

점심 박스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합니까.

작아도 너무 작은 선물이었습니다.

현역군인이나 재향군인이나, 그분들 모두가 사는 동안 언젠가, 나라에다 “미합중국 受取(받으시오)”라고 적은 수표를 바친 사람들입니다.

수표의 금액 란에는

“내 모든 것 내 목숨까지라도”를 적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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