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복(熱福)과 청복(淸福)
다산 정약용은 사람이 누리는 복을
열복(熱福)과 청복(淸福) 둘로 나눴다.
열복은 누구나 원하는 그야말로 화끈한 복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 부귀를 누리며
떵떵거리고 사는 것이 열복이다.
모두가 그 앞에 허리를 굽히고,
눈짓 하나에 다들 알아서 긴다.
청복은 욕심없이 맑고 소박하게
한세상을 건너가는 것이다.
가진 것이야 넉넉지 않아도
만족할 줄 아니 부족함이 없다.
조선 중기 송익필(宋翼弼)은
'족부족(足不足)'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군자는 어찌하여 늘 스스로 만족하고,
소인은 어이하여 언제나 부족한가?
부족해도 만족하면 남음이 늘상 있고.
족한데도 부족타 하면 언제나 부족하네.
넉넉함을 즐긴다면 부족함이 없겠지만,
부족함을 근심하면 언제나 만족할까?
(중략)
부족함과 만족함이 모두 내게 달렸으니,
외물(外物)이 어이 족함과 부족함이 되겠는가?
내 나이 일흔에 궁곡(窮谷)에 누웠자니,
남들이야 부족타 해도 나는야 족하도다.
아침에 만봉(萬峰)에서
흰 구름 피어남 보노라면,
절로 갔다 절로 오는 높은 운치가 족하고,
저녁에 푸른 바다 밝은 달 토함 보면,
가없는 금물결에 안계(眼界)가 족하도다."
구절마다
'족(足)' 자로 운자를 단 장시의 일부분이다.
청복을 누리는 지족(知足)의 삶을 예찬했다.
※ 다산은 여러글에서 되풀이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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