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식습관에 따라 장 속 미생물의 종류와 분포가 달라져 장 유형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달리 말하면 식습관을 바꾸면 장 유형도, 건강상태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장 건강을 위해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찾는 식품이 요구르트다.
그런데 요즘 유산균은 장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위에 손을 뻗치는가 하면 간 역할을 대신한다. 다이어트도 돕는다.
신생아 때 가장 많아
평생에 걸쳐 사람이 좋은 유산균을 몸 속에 가장 많이 갖고 있을 때는 태어난 직후다.
신생아의 장에는 유산균이 어른보다 10~1,000배나 많다.
이들 다양한 균이 계속 들어와 정착하면서 아기의 장은 점점 어른처럼 유익한 균과 유해한 균이 공생하는 상태로 변한다.
모체에서 받거나 식품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온 유산균은 침이나 피부, 여성의 질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장 속 유산균이다.
장 속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깨졌을 때 식품으로 유산균을 보충해주면
미생물의 균형이 회복되면서 장 트러블 증상이 개선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음주 흡연 후 요구르트
식품으로 섭취한 유산균은 장으로 내려가 유당을 분해한다.
이 과정에서 유산균은 유산뿐 아니라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을 없애는 각종 항균물질도 만들어낸다.
이들 항균물질 가운데 일부는 위로 이동한다.
자신을 강한 산성인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위벽을 뚫고 들어가 기생한다.
유산균이 내놓은 항균물질은 위에서 헬리코박터가 중화효소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헬리코박터의 공격으로부터 위를 지켜준다는 얘기다.
위가 흡수한 알코올이 간으로 옮겨가 알코올 분해효소로 분해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신 알코올의 3분의 1에서 절반 가량은 위를 지나 소장에서 흡수된다.
이때도 유산균이 활약한다.
직접 알코올 분해효소를 만들어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숙취를 일으키는 독성물질)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독성이 없는 초산 형태로 바꿔 오줌으로 빠져나가도록 돕는다.
간이 하는 역할을 장에서 대신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장 속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 역시 유산균이 분해해준다.
한 예로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라는 유산균이 이처럼 음주나 흡연자에게 도움이 된다.
10억~100억 마리 먹어야 효과
최근에는 일부 유산균이 체지방을 줄이는데 한몫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예를 들어 락토바실러스 커바터스라는 유산균은
음식에 든 지방이 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게 막아주거나 간에서 지방이 새로 합성되는 걸
방해하고 몸 속에 이미 쌓여 있는 지방 일부를 태워 없애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이 유산균을 첨가한 요구르트 '룩'을 출시한
"락토바실러스 커바터스가 장 속에서 분비하는 유효 성분들이 지방대사와 관련된 조직으로
흡수되면서 체지방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성인병 예방 등 건강을 위해서는 체중 자체가 아니라 체지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유산균을 먹어서 체지방 감소 같은 효과가 나려면
적어도 10억~100억 마리는 섭취해야 한다"며
"요구르트 제품 하나에는 평균적으로 이 정도 유산균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